책 소개
“아홉 작가가 말하는, 가슴 먹먹한 기억 속 냄새”
★★★ 텀블벅 펀딩 509% 달성한 화제의 에세이 ★★★
누구에게나 그런 냄새가 있습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추억의 냄새, 다시는 맡기 어려워진 그리움의 냄새. 어릴 적 비 오는 날 시골 할머니 집 처마에서 맡았던 젖은 흙냄새일 수도, 노을이 내려앉을 때면 골목을 가득 채우던 구수하고 따뜻한 밥 냄새일 수도, 아버지의 인자한 눈빛과 따스한 덕담이 담긴 눅눅한 종이돈의 냄새일 수도, 평소와 달리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낯선 엄마에게서 나던 코티분 냄새일 수도 있지요.
세월이 지나 더는 맡기 어려워진 냄새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풍경, 사무치도록 보고 싶지만 결코 만날 수 없는 사람. 흐릿했던 기억들도 그 냄새와 연관된 경험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지나간 시간, 공간,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여기 자라온 환경도, 살아온 시간도, 지나온 경험과 나아갈 내일도 서로 다르지만, 가슴 저미도록 그리운 기억을 가진 아홉 작가가 모였습니다. 이들은 길을 걷다 언뜻 맡은 냄새에 어느 시간, 어떤 사람, 어떤 사건, 어떤 장소로 빨려 들어가는 경험을 했고, 함께 〈엄마가 보고 싶은 날엔 코티분 뚜껑을 열었다〉를 쓰고 엮었습니다. 이제 아홉 작가가 어느 냄새에 담아 간직한 그리운 시간, 사라진 공간 그리고 애틋했던 그날의 감정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출판사 서평
텀블벅 펀딩 509% 달성한 화제의 에세이,
모든 소중한 기억은 냄새와 함께합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홍차와 마들렌 냄새를 맡는 순간, 마치 어린 시절의 한가운데로 돌아간 것처럼 당시를 생생하게 회상하는 경험을 했고, 그 일을 토대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썼습니다. 이렇게 특정한 냄새를 통해 무의식 저 너머의 기억이 되살아난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눈을 감고 아무리 돌이켜보려 해도 도저히 떠오르지 않던 풍경이나 상황이, 코끝을 스치는 약간의 냄새만으로 생생하게 떠오르기도 하지요. 이처럼 후각은 오감 중 가장 강렬하고, 우리는 냄새에 단순한 감각 이상의 무엇을 담아 간직합니다.
잊고 지냈던 소중하고도 가슴 시린 기억들이
오늘의 나를 조금쯤 더 따뜻하게 해줍니다
여행을 떠났을 때, 좋은 사람들과 만났을 때, 우리는 어떻게든 그 순간을 기억하고자 기록으로 남기려 합니다.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꺼내며 “남는 건 사진뿐이야.”라는 단골 멘트까지 덧붙이지요. 소중한 기억을 기억하고 싶은 것은 그만큼 본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시련을 견뎌내느라, 때로는 빛보다도 빠르게 느껴지는 시간에 쫓기느라, 하루하루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느라 어느덧 그토록 반짝이던 순간들을 기억과 의식 너머 저 멀리 팽개치기 일쑤입니다. 추억에도 앨범이 있다면 언제든 꺼내볼 수 있으련만, ‘현실’이라는 삶의 냉혹함 앞에 그럴 엄두조차 내지 못하지요.
가끔, 아주 가끔 옛 친구를 만나 그간 잊고 지냈던 기억을 돌이켜보고 잠시나마 그 순간으로 돌아갈 때, 우리는 얼마큼 더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그러니 잠시 눈을 감고, 가장 돌아가고 싶었던 그 순간의 기억을 생생히 되살려보는 건 어떨까요? 그 순간의 ‘냄새’를 찾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거예요.
아홉 작가가 말하는, 너무도 그립고 가슴 먹먹한
돌아갈 수 없어서 더 애틋한 기억 속 냄새
〈엄마가 보고 싶은 날엔 코티분 뚜껑을 열었다〉의 아홉 작가는 겉보기에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애틋할 만큼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그 시절을 그대로 담아낸 그리운 냄새가 있노라고. 우연히 그 냄새를 맡은 순간, 그 시절로 생생히 돌아간 기억이 있노라고. 손녀를 누구보다도 아껴준 할머니의 정원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봉숭아 냄새, 따사로운 4월 서로를 식구로 이어준 달래 된장찌개의 풋풋한 냄새, 어린 시절 지천으로 널려 있었지만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쳤던 정겨운 흙냄새, 노을이 질 무렵이면 유년기를 오롯이 보낸 골목 어귀를 가득 메우던 밥 냄새, 아버지께 건네받은 세뱃돈에서 맡았던 짙은 사랑의 냄새, 항상 음식 양념 냄새와 함께였던 엄마를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으로 기억하게 해준 코티분 냄새까지. 돌아갈 수도, 돌이킬 수도 없기에 더욱 그립고 소중한 아홉 작가의 기억 속 냄새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목차
여는 말
– 사랑한다는 말 대신_엄명자
– 이제 굳이 달래 된장찌개가 아니어도_송은주
– 엄마가 보고 싶은 날엔 코티분 뚜껑을 열었다_엄서영
– 이렇게 해서라도 흙을 밟아야겠습니다_황경희
– 할머니의 정원에는 봉숭아가 피었습니다_이윤지
– 아플 때만이라도 내게 밥을 해주면 좋겠어_우정숙
– 아들, 밥 먹었어?_허필우
– 골목 어귀에서 밥 냄새가 날 때면_심미경
– 장지갑을 꺼내며_박인만